포항 이혼 전문 변호사 박은석 입니다.
갑작스럽게 아니면 질병으로 언니나 형이 사망한 경우, 남겨진 가족들을 어떻게 돌보는 것이 좋을까에 대한 제도는 각 국가 및 문화마다 달랐습니다. 형이 사망한 경우 그 형수와 잠자리를 갖고 돌봐야 하는 의무가 있었던 고대 이스라엘도 있었습니다. 이외에 언니가 조카들을 남기고 간 경우에 여동생이 조카들을 키우며 형부와 혼인한 사례는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있었던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민법은 이를 허용하고 있을까요?
사별한 형부(자매의 남편) 또는 형수(형제의 아내)와 새로운 가정을 꾸리려는 경우, 우리 민법은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현행법상 ‘과거 인척이었던 자’ 사이의 혼인은 원칙적으로 제한되며, 성립하더라도 취소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1. 핵심 요약: “원칙적 금지와 취소 가능성”
사별한 형부나 형수와의 혼인은 민법 제809조 제2항이 금지하는 ‘인척이거나 인척이었던 자’ 간의 혼인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으나, 만약 혼인을 강행하여 신고가 수리될 경우 이는 ‘무효’가 아닌 ‘취소할 수 있는 혼인’으로 다루어집니다.
관련 법령: 민법 제809조(근친혼 등의 금지), 제775조(인척관계 등의 소멸), 제815조(혼인의 무효), 제816조(혼인취소의 사유)
2. 법적 쟁점 분석
① 왜 혼인 금지 대상인가? (민법 제809조)
형부와 형수는 민법상 전형적인 인척입니다.
- 형수: 형제의 아내 (6촌 이내 혈족의 배우자)
- 형부: 자매의 남편 (6촌 이내 혈족의 배우자) 민법 제809조 제2항은 6촌 이내 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6촌 이내 혈족 등과의 혼인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② “사별했으니 남남 아닌가요?” (민법 제775조의 한계)
많은 분이 사별하면 인척 관계가 끝난다고 생각하지만, 법은 엄격합니다.
- 관계의 소멸: 인척 관계는 이혼이나 혼인 취소 시 종료됩니다. 사별의 경우, 생존 배우자가 재혼했을 때 비로소 종료됩니다(민법 제775조).
- 소급 적용: 무엇보다 제809조 제2항은 현재 인척뿐만 아니라 “인척이었던 자”까지 금지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사별 후 인척 관계가 종료되었더라도 과거의 인척 기록이 남아 있는 한 금혼 범위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3. 혼인 강행 시 발생하는 효과
■ 무효가 아닌 ‘취소’의 영역
우리 법은 근친혼의 중대성에 따라 효과를 나눕니다.
- 8촌 이내 혈족 간 혼인: 절대적 무효 (민법 제815조)
- 인척 간 혼인(제809조 제2항 위반): 취소 사유 (민법 제816조 제1호) 헌법재판소 역시 인척 간 금혼 위반은 혼인 취소 사유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 2018헌바115). 즉, 누군가 문제를 제기하기 전까지는 혼인 효력이 유지될 수 있으나, 법적 불안정성을 내포하게 됩니다.
■ 취소 청구권자와 제한 사유
- 청구권자: 당사자, 직계존속, 4촌 이내의 방계혈족이 법원에 혼인 취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817조).
- 청구의 제한: 다만, 혼인 중 임신(포태) 중인 경우에는 가족 질서보다 태아의 복리와 가정 유지를 우선하여 취소를 청구할 수 없습니다 (민법 제820조, 대법원 92므37).
4. 판례를 통해 본 시사점
법원은 법률혼과 사실혼을 구분하여 판단하기도 합니다.
- 사실혼 보호의 예외: 일반적으로 법률혼이 있는 상태에서의 중혼적 사실혼은 보호하지 않으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예: 사회보장 영역) 하급심에서 근친혼적 관계의 사실혼을 예외적으로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14누66597).
- 주의사항: 이는 특정 상황에서의 권리 구제일 뿐, 민법상 정식 혼인신고가 자유롭게 가능하다는 의미는 아니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5. 결론 및 조언
사별한 형부·형수와의 혼인은 한국의 유교적 가치관과 가족 질서를 반영한 민법 제809조에 의해 원칙적으로 제한됩니다.
다만, 실제 법적 다툼에서는 누가 취소를 청구하는지, 자녀나 임신 여부 등이 결정적인 변수가 됩니다. 법적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서는 혼인 신고 전 반드시 법률 전문가와의 구체적인 상담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참고 문헌 및 판례]
- 법령: 민법 제775조, 제809조, 제815조, 제816조, 제817조, 제820조
- 판례: 헌법재판소 2018헌바115, 대법원 92므37, 대법원 2019므10581, 대법원 99도5395, 서울고등법원 2014누66597
⚖️ 사별한 형부·형수와의 혼인: 핵심 Q&A
Q1. 배우자와 사별하면 인척 관계가 자동으로 소멸하여 혼인이 가능한가요?
A. 아니요, 자동으로 소멸하지 않습니다. 민법 제775조에 따라 사별 후 인척 관계가 종료되려면 생존 배우자가 ‘재혼’을 해야 합니다. 또한, 설령 관계가 종료되더라도 민법 제809조 제2항은 ‘인척이었던 자’ 사이의 혼인도 금지하고 있으므로 법률상 혼인 제한 대상에 해당합니다.
Q2. 법에서 금지한다면 혼인신고 자체가 불가능한가요?
A. 실무적으로는 혼인신고가 수리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신고가 수리되었다고 해서 법적으로 완벽히 유효한 것은 아닙니다. 8촌 이내 혈족 간의 혼인은 ‘무효’이지만, 사별한 형부·형수 같은 인척 간의 혼인은 ‘취소 사유’에 해당합니다. 즉, 법원이 취소 판결을 내리기 전까지는 유효하지만, 언제든 취소될 리스크가 있습니다.
Q3. 이미 아이를 가졌거나 출산했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우리 민법은 가족 질서만큼이나 태아와 자녀의 복리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민법 제820조에 따라, 근친혼이라 하더라도 당사자 사이에 임신(포태) 중인 경우에는 혼인 취소를 청구할 수 없습니다. 이 경우 사실상 혼인 관계가 법적으로 보호받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Q4. 가족 중 누군가 우리 혼인을 반대하며 취소 소송을 낼 수 있나요?
A. 네, 가능합니다. 민법 제817조에 따라 당사자, 직계존속(부모, 조부모 등), 4촌 이내의 방계혈족은 법원에 혼인 취소를 청구할 수 있는 권한이 있습니다. 가족 내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지점입니다.
Q5. 사실혼 관계로 지내는 것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나요?
A. 법률혼(혼인신고)이 아닌 사실혼의 경우, 국가가 강제로 헤어지게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공무원 연금이나 유족 연금 등 사회보장제도에서 ‘사실혼 배우자’로서의 권리를 인정받을 때는 해당 관계가 근친혼 금지 조항에 위배되는지가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판례에 따라 예외적으로 보호받는 경우도 있으나 개별적인 판단이 필요합니다.